2024년 대통령 표창에 빛나는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브릴스의 전진 대표를 만났다. 브릴스는 올해 상반기에 이미 작년 연 매출을 뛰어넘고 사상 최대 매출을 예고하며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어려운 경기로 국내 로봇 SI 기업들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브릴스의 도약은 놀랍기만 하다. 큰 키에 강건한 운동선수 같은 인상의 전 대표는 인터뷰 내내 달변가로서의 면모까지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는 업계 현황에 관한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고견을 제시했다.
늘 아르바이트의 연속이던 대학생, 연 매출 수백억대 로봇 솔루션 기업의 대표가 되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 전 대표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스스로 "잘난 대표는 아니다. "라며 운을 떼었다. "저는 흙수저 중의 흙수저였습니다. 한전에서 석탄기관사를 하시던 아버님이 IMF 때 명예퇴직을 당하시면서 급격하게 가세가 기울었습니다. 한국공학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인공지능학과를 나왔는데, 대학생 때는 늘 아르바이트와의 싸움이었습니다. 가스배달도 하고 트럭도 운전하고... 쉽지 않은 삶이었죠.`` 어려웠던 때를 회상한 그는 아직도 그 시절이 삶의 원동력이라며 시원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브릴스를 설립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는, "로봇 SI 분야가 국내에서 생소하던 때부터 관련 일을 해왔습니다. 미국계 SI 기업의 개발 총괄로 약 38개국의 메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많은 로봇 자동화 개발 솔루션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로봇 자동화 시스템 표준화와 AI 기반 안전관제 등을 개발하는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을 하면 분명히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2015년에 브릴스를 설립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로봇시장 과밀화로 많은 기업 어려워, 브릴스는 선진국형 표준화 구현으로 도약
로봇 제조 기업과 로봇 SI 기업의 차이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로봇 제조사에서 로봇팔 등을 만들면 로봇 SI 기업들이 구매해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고객에게 다시 판매합니다. 로봇팔 하나의 이윤은 500만 원 정도지만 우리의 애플리케이션은 억대 단위로 판매됩니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로봇 SI 기업들이 오히려 로봇 제조사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반대로 로봇 SI 기업들이 제조사 밑에 부속된 조그만 기업이라고 잘못 인식되고 있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전 대표에 따르면, 현재 1년에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로봇의 총 대수는 수출분까지 합쳐 약 7만 대다. 그런데 우리나라 로봇 SI 기업은 약 2만 5천여 개에 이른다. 절반 이상이 연 매출 10억이 안 된다. 많은 중소기업이 적은 파이 내에서 출혈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좋은 제품과 뛰어난 기술력이 있는 기업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게 현실이다.
전 대표는 선진국들의 경우를 언급하며 "유럽과 미국은 작은 기업이라도 그들만의 기술이 있습니다. 그들만의 표준화를 만들어 그들만의 세일즈를 합니다. 전문 분야가 아니면 절대 손대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바로 그 로봇 솔루션 표준화를 구현했습니다. 수많은 연구 개발을 통해 하나의 표준화를 이뤄 전사적으로 제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좋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핸드폰이나 자동차처럼 찍어내듯이 판매할 수 있는 거죠. 커스터마이징 제품은 현장에서 꼭 트러블이 생깁니다. 그러나 표준화된 우리 제품은 신뢰성이 담보되고 고객들의 만족도는 올라갑니다."라며 브릴스만의 차별화된 특장점 자랑했다.
또한, 그는 "우리 제품은 비전문가도 30분의 교육만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쉽습니다. 전원만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내년 초 상장 예정, 10년 전 창립 때 직원들과 한 약속 지켜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래 먹거리인 로봇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는 브릴스의 상장 계획을 물었다. 전 대표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46억 원에서 2022년 103억 원으로 매출액이 늘고 영업이익도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브릴스의 강점인 표준화 시스템, 기술력을 통해 시장 내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여러 기관에서 투자도 받으며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브릴스를 창립할 때 직원들과 10년 뒤에 꼭 상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상장을 통해 브릴스가 더 성장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로봇 기업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AI 시대 대비해 이미 많은 준비 중
이어 성큼 다가오고 있는 AI 시대에 대해 어떤 대응책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전 대표는 “20년 전부터 시퀀스 제어에 대해 고민해 왔으며, 같은 공대 출신인 아내와도 관련된 많은 논의를 나눴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AI 인공지능 안전관제 시스템을 개발하여 로보월드 어워드와 특허청장 표창을 수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솔루션은 SK 에코플랜트에 납품 중이며, 산업현장과 의료폐기물 현장에 투입되어 많은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브릴스는 또한 슬로바키아와 인도 대학과 연계해 AI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자사가 개발한 툴로 학습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는 “학습을 통해 AI 애플리케이션들을 만드는 게 미래의 먹거리 중 하나일 것입니다. 현재는 AI가 실제로 적용되는 분야가 한정적이지만, 기술이 더 발전하면 미래에 더 많은 활용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전망했다.
로봇은 내 삶의 동반자, 미래와 사람을 이어주는 밝고 행복한 가치 추구
전 대표에게 요즘 기업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사회공헌에 대해 물었다. 그는 `` 브릴스는 눈부신 성장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대 피해 아동 보호기관과 인천환경운동연합에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을 묻자, 전 대표는 로봇 제조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언급했다. “올해 하반기 제조 로봇 라인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기존의 높은 비용 탓에 자동화 로봇 도입이 어려웠던 중소기업을 위한 로봇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며 사후관리 서비스도 보장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얘기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제게 로봇은 삶의 동반자였습니다. 이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브릴스의 슬로건 ‘미래와 사람을 이어주는 밝고 행복한 가치’처럼 기술 향상을 넘어 산업 전체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싶습니다"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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