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고, 능률을 높이는 착용 로봇이 항공 정비 현장에 본격 투입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 8일 인천 중구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고에서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의 첫 납품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현동진 상무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정현보 상무 등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현동진 상무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정현보 상무가 엑스블 숄더 1호 전달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엑스블 숄더는 반복적인 윗보기 작업에 특화된 어깨 보조 로봇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상체를 들어 올리는 근력을 보완해 주기 때문에 어깨 관절에 쏠리는 부담을 줄이고 작업 피로도를 덜어준다. 현장에서는 어깨 부위 부상 예방은 물론 생산성 향상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동력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무동력 토크 구조를 적용해 별도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가벼운 무게로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적다. 근력 보상 모듈이 들어 있어 어깨 관절 부하를 최대 60%,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30%까지 낮춰준다.

이번 납품은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11월 엑스블 숄더의 사업화 계획을 밝힌 이후 첫 공식 공급이다. 1호 고객은 대한항공이다. 군용기와 민항기, 무인기, UAM, 우주 발사체, 스텔스 항공기 등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조립·정비 현장에 우선 도입된다.

항공 정비는 높은 기체를 상대하는 경우가 많아 작업자가 오랜 시간 팔을 위로 들어 올린 채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는 엑스블 숄더의 효과가 크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부터 자사 글로벌 생산 공장에서 시제품을 테스트해왔다. 300명 넘는 현장 작업자들이 시범 사용에 참여했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납품을 시작으로 사전 계약을 맺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국내 제조업체들에 본격 인도할 예정이다. 향후 건설, 조선, 농업 등 산업 현장으로도 판매 범위를 넓히고, 2026년부터는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엑스블 숄더는 제품 공개 이후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유럽연합 인증기관인 DNV로부터 착용 로봇 안전성 기준인 ‘ISO 13482’ 인증을 획득했고, 5월에는 ‘기계류 지침(Machinery Directive)’ 인증도 받았다. 또한, 디자인 부문에서도 인정받았다. 2025 iF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제품 부문 본상을, 지난해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에서는 로보틱스 부문 우수 디자인을 수상했다.

제품 관련 상세 정보와 가격, 구매 상담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