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업계에서는 제품 못지않게 대표의 내공이 중요하다.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 변화에 맞는 유통 전략, 성실히 쌓은 제조 파트너십까지. 이를 모두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 치열한 현장에서 18년째 자리를 지켜온 ‘아베끄’의 엄윤 대표는 공장‧물류‧영업‧디자인 전 과정을 직접 거치며 회사를 일궜다. 2008년 ‘지피투원’을 창업한 이후, 이너웨어 유통부터 브랜드 개발까지 책임지고 운영해 왔다.

현재 엄 대표가 이끄는 아베끄는 기능성 이너웨어와 라운지웨어, 골프 이너웨어에 집중한다. 계절과 스포츠 환경에 따라 원단을 개발하고, 착용감을 높이기 위한 패턴을 제작하며, 제품 특허도 등록을 마쳤다. 최근에는 남성용 드로우즈로 제품군을 확장했고, 비비안‧쌍방울 등 주요 브랜드와의 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했지만, 엄 대표는 품질을 최우선에 두었다. 고객 경험을 반영한 제품 개발,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시도, 현장을 누비며 쌓은 실행력. 그 모든 과정에 함께해 온 구성원들과의 신뢰는 회사를 지탱해 온 가장 큰 자산이다.

여전히 섬유 시장은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엄윤 대표는 말한다. 건강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품질로 정면 승부하며 오래가는 회사를 세우는 것. 그 길이야말로 자신다운 선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베끄 엄윤 대표이사는 18년째 섬유업계에서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철학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왔다. 그가 이끄는 '아베끄'는 기능성 원단과 특허 기술을 활용한 골프 이너웨어, 라운지웨어 브랜드로, 계절별 맞춤 소재와 스윙 동작을 고려한 패턴 개발을 통해 편안한 일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회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과 지금의 ‘아베끄’로 이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나.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은 쌍방울이었다. 당시 공장 오더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들어왔지만, 일본어를 전혀 알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일본 유학을 결심했고, 학업을 마친 뒤 한국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해외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중 지점장 발령을 받았으나, 결혼한 상태였기에 해외 근무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사직했고, 그 무렵인 2008년 4월에 창업한 회사가 ‘지피투원’이다. 지금 돌아보면 그 결정이 시작이었다.

지피투원 초창기에는 좋은사람들, 쌍방울 등 국내 속옷 브랜드와 거래하며 오프라인 매장과 홈쇼핑 유통을 이어갔다. 이후 소비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갔고, MZ세대의 골프 관심도 커졌다. 유통 전략과 제품 방향을 다시 세웠고, 현재는 ‘아베끄’를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 라운지웨어, 골프 이너웨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언더웨어 유통업체 ‘딥다이브’, 골프웨어 브랜드 ‘크리스’ 등과 협업하며 관련 프로모션 사업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아베끄’ 제품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보나. 디자인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설명한다면.

제품 개발에 꾸준히 집중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기능성 원단을 다르게 적용하는데, 여름에는 시원한 촉감의 아쿠아엑스를, 겨울에는 보온 기능이 강화된 소재를 사용한다. 스윙 동작에 불편함이 없도록 패턴을 제작하고, 활동성을 높이는 디자인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여 왔다. 패턴 하나에도 기능을 담으려 노력했고, 현재는 몇 가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특허 등록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

운동을 즐기는 편이라, 여성으로서 운동복을 입을 때마다 느꼈던 불편함이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되었다. 속옷과 보정 속옷, 피부를 가릴 이너웨어까지 따로 챙기다 보면 준비에만 10분 이상이 걸리곤 했다. ‘이 세 가지 기능을 하나로 결합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제품으로, 보정 기능과 자외선 차단, 이너웨어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특허를 받았다. 현재는 남성용 드로우즈 제품도 개발하고 있으며, 여름철 야외 활동이 많은 남성 소비자를 고려해 땀과 마찰을 줄이는 낭심 분리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해당 제품은 현재 디자인 등록을 준비 중이다.

속옷은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자극 없는 부드러운 촉감이 기본이고, 통기성과 흡습성이 좋아야 하루 종일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신축성과 안정된 핏, 자연스러운 보정력, 계절에 맞는 보온성과 냉감 기능도 중요하다. 눈에 띄지 않지만 가장 오래 입는 옷이기에, 입는 순간부터 편안해야 한다는 원칙이 아베끄 제품 하나하나에 담겨 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보정 기능과 자외선 차단, 이너웨어 역할을 모두 갖춘 특허 제품. 운동 준비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며 편리함과 기능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엄윤 대표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로, 세 가지 필수 아이템을 하나로 통합해 활동성과 착용감을 극대화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국내 속옷 대표 기업인 비비안, 쌍방울, 좋은사람들 등과 오랜 기간 협업해 왔다. 함께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인상 깊었던 일이 있다면.

10년 넘게 영업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일도 많다. 그중 가장 떠오르는 순간은 비비안과 함께 올리브영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다. 당초에 론칭 일정은 6월 10일이었지만, 올리브영 측 요청으로 일주일이 앞당겨졌다. 당시로서는 일정 조정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마음으로 움직였다.

항공 운송으로도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직접 중국 심천으로 건너가 제품 4천 장을 캐리어 다섯 개에 나눠 담고 공항까지 옮겼다. 다행히 항공편을 구할 수 있었고, 한국 도착 후에도 밤 11시에 통관을 마무리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납품을 끝냈다. 일정을 앞당긴 프로젝트였지만, 결국 해냈다는 기억이 지금도 뿌듯하게 남아 있다.

당시 함께했던 비비안의 팀장님이 연휴 중에도 직접 연락을 주셨다. 비비안 이사님께서 최고의 대접을 하라는 지시를 내리셨다고 했다. 그 경험이 내게 큰 자신감이 되었다.

비비안, 쌍방울, 좋은사람들 등 국내 대표 속옷 브랜드와 10년 넘게 협업하며 쌓은 신뢰가 엄윤 대표의 진짜 자산이다. 비비안과 올리브영 협업 프로젝트 일정이 일주일 앞당겨졌을 때 중국 심천까지 직접 날아가 캐리어 다섯 개로 제품을 운반해낸 일화는, 엄윤 대표의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철학과 약속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준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철학은 언제부터 갖게 된 것인가.

그동안의 경험들이 바탕이 되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끈질긴 노력 끝에 결과가 따라왔다는 점이다. 특히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라 팀원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였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혼자였다면 느끼지 못했을 보람도 함께하는 과정에서 자주 마주했고, 그런 경험들이 후배들에게도 작은 메시지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늘 강조하는 말이 하나 있다. 열심히 살아서 후회한 적은 없었다. 요즘 세대에게는 다소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말을 경험으로 확인하며 살아왔다. 맞고 틀림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살아오면서 그 말이 자연스럽게 마음에 남았고, 이제는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아 전하고 싶다.

좋은 동료를 만나는 건 결국 좋은 팀을 만든다는 의미일 텐데, 함께 일할 사람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보다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주변 CEO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부분은 능력을 먼저 본다고 말한다. 능력만 있다면 성격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일이 조금 부족해도 태도가 바른 사람은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인성이 바르지 않으면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함께할 수 있는 기준은 거기에서 갈린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인성이 바른 사람을 동료로 선택해 왔다. 경험상, 인성이 좋은 사람은 일도 깔끔하게 해내는 경우가 많았다.

구성원들에게 평소 자주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핸드폰 배경에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는 문구가 있다. 구성원들에게는 잘 늙어가자는 말을 자주 건넨다. 지금의 동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어른으로 빛나게 되기를 바라고, 훗날 커피 한 잔 건네며 선배님 덕분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말이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과 태도가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궁금하다.

항상 다이어리를 여섯 권 정도 사용한다. 하나는 그날의 스케줄을 정리하는 용도이고, 나머지는 프로젝트별로 구분해 쓴다. 출근은 보통 오전 7시 30분쯤 한다. 그 시간이 하루 중 유일하게 조용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때다.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것도 주로 그 시간에 한다.

직원들이 출근한 이후에는 팀 회의, 소싱 회의를 통해 오전 일정을 정리하고, 오후에는 거의 매일 외근을 나간다. 비비안, 쌍방울, 중국 거래처와의 미팅이 이어지고, 거래처에 3시 반 이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경비 선생님이 왜 이렇게 늦었느냐고 하실 정도다.

연간 일정 중 약 30%는 해외 출장으로 비운다.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를 다니며 공장을 확인하고, 새로운 트렌드도 살핀다. 남들보다 먼저 움직이기 위해서다. 하루 대부분을 바쁘게 뛰며 지낸다. 화장실을 걸어간 기억도 거의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힘들다기보다는 잘 맞는 일이라고 느낀다. 이 삶에서 오는 성취감이 크다.

엄윤 대표가 사용하는 여섯 권의 다이어리. 하나는 그날의 스케줄을 정리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프로젝트별로 내용을 나눠 기록한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힘, 바쁜 일상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중심은 결국 매일의 기록과 부지런함에서 비롯된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섬유 업계에서 18년간 활동해 오셨다. 지금보다 여성 CEO가 드물었던 시절부터 현장을 지켜오신 만큼, 여성이라는 이유로 쉽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초창기 업계는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었다. 특히 섬유 산업 특유의 관행 속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고 나면 오히려 ‘여자에게 그런 오더를 맡겨도 되느냐’는 말이 돌아오기도 했다. 공식적인 자리나 네트워킹이 중요한 상황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된 기억이 있다. 이렇게 쉽지 않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런 시간을 견디고 지나온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지금은 여성 오너의 수가 훨씬 늘었고, 경영 환경도 그만큼 달라졌다. 그래서 후배 여성 CEO들에게는 종종 말한다. 지금은 시작하기에 훨씬 좋은 조건이라는 것. 그 변화가 반갑다.

결과보다 태도를 중시하며, 인성이 바른 사람과 오래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은 결국 조직의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열심히 살아서 후회한 적 없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철학은, 스스로 본보기가 되는 삶을 선택하게 했고 그 태도가 팀 전체의 방향이 되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섬유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가 향후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보고 있나.

수요 감소와 원가 상승이 겹치며, 섬유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 속옷 판매는 가장 먼저 줄어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제품이다 보니 소비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최근에는 환율까지 올라 섬유 업계 평균 마진인 10~15%를 없앨 정도로 부담이 크다. 실제로 한두 달에 한 번꼴로 동종 업체가 문을 닫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중국에 자체 공장을 두고 있어 환차손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그 점이 위기를 버텨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속옷 트렌드는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 하나는 디자인과 기능을 강조한 라인, 다른 하나는 천연 소재를 활용한 내추럴한 제품이다. 요즘은 와이어 제품보다 무봉제, 착용감이 좋은 제품이 선호된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결국 답은 제품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만들고, 빠르게 움직이면 기회는 있다.

좋은 품질을 정직하게 만들어내는 기술력, 사람을 중심에 두는 철학, 흔들림 없이 쌓아온 신뢰가 아베끄를 건강하게 단단하게 만든다. 빠르게보다 바르게,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믿음은 지금도 제품 하나하나에 그대로 깃들어 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구성원들과 함께 업계 선두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셨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

쌍방울에서 일할 당시 회사 사가에 ‘업계의 선두를 노리자’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어차피 시작한 거라면 최고를 한번 찍어보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

우리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회사는 아니다. 거래 은행에서도 “매년 성장을 이어왔지만 단 한 해도 20% 이상 급등한 적은 없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만큼 기초를 탄탄히 다져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기틀 없이 올린 건물은 쉽게 무너진다.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전 직원이 함께 중국으로 출장을 간다. 현지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시장을 체감하면서 시야를 넓히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속도가 곧 경쟁력이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빠르게 해내려 한다. 가끔 모조품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하기보다,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여긴다. 누군가 따라오면 우리는 또 새로운 것을 만들면 된다. 그렇게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결국 선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 아니면 현재 막막한 상황에 놓인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지나온 길을 돌아봤을 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모든 경우에 정답은 없지만, 공통으로 말할 수 있는 건 끈기다. 나 역시 창업 초기에는 통관 문제로 제품이 묶인 적도 있었고, 단 120만 원이 부족해 납품을 못 할 뻔한 일도 있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요즘은 스타트업을 시작한 분들, 특히 섬유 쪽에서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샘플을 요청하거나 생산을 맡기러 오는 분들이 있는데, 쉽지는 않지만 도와드리려 한다. 초창기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중간에 포기할 거라면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 끝까지 가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그런 태도를 가진 분들은 결국 해낸다. 주변을 봐도 그랬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해보는 식으로는 절대 안 된다. 시작 전에는 충분히 고민하고, 시작한 뒤에는 절대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의 목표는 어떠한가.

현재 함께하는 직원들과 업계 선두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기능이 뛰어난 언더웨어를 꾸준히 개발하고, 정직하게 생산하고자 한다. 생활의 기본이 되는 속옷을 통해 누구나 더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잘 늙고 싶다.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회사를 두고는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건강한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섬유 업계는 지금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로비나 불공정한 방식이 아닌,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하고 싶다. 지금까지도 그 신념을 지켜왔고, 그런 가치를 함께 믿는 구성원들과 일하고 있다. 팀장들 대부분이 15년 이상 함께해왔다는 점에서 그 신뢰가 잘 드러난다.

사업이 언제나 순탄한 길은 아니다.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고, 주변 친구들이 더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부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가는 방식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내 힘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천천히 가고 싶다. 결국에는 멋지게 나이 들고, 회사는 건강하게 오래가는 것. 그것이 내가 그리고 있는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