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트주식회사 장청일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 웹사이트를 만들며 개발을 시작한 뒤, 20년 가까이 다양한 기술 환경에서 경험을 쌓아온 개발자다. NC소프트에서는 HTML5 페이지를 선보였고, 위키트리에서는 국내 최초로 VR 기술을 적용한 웹서비스를 개발하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시도하고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베트남 여행 중 키보드와 AI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을 계기로 플로트를 설립했다. 현재는 개인화 AI 캐릭터 플랫폼 ‘RIDM AI’와 웹 기반 에이전트 ‘FLOAT:OS’를 개발하며, 사용자의 작업 환경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AI로 기업 생산성 향상을 돕는 플로트를 이끄는 장청일 대표. 키보드 앱에서 출발해 캐릭터형 AI와 웹 에이전트를 개발해온 개발자 출신이다. 플로트는 자체 LLM과 벡터 데이터로 분야별 특화 AI를 구축하고,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처음 개발을 접하게 된 계기
초등학교 6학년 때 윈도우즈 웹에디터로 힙합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개발에 흥미를 느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던 웹에이전시에서 첫 외주 작업을 맡았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하며 음악 활동도 병행했다.
대학 재학 중에는 NC소프트 음악서비스실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다. 당시 HTML5만으로 이벤트 페이지를 제작해 NC소프트 내 첫 HTML5 기반 개발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2015년 위키트리에서는 국내 최초, 세계 두 번째로 VR을 적용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하루 수천만 뷰에 달하는 서버를 혼자 관리하며 대형 트래픽을 처리하는 경험도 쌓았다. 자동으로 뉴스를 작성하는 AI를 만들어 광고 수익을 내기도 했다. 외주 작업으로는 연 1억 2천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렸지만, 업무 과중으로 번아웃을 겪었고 한동안 유튜브 활동을 하며 휴식기를 가졌다.
플로트를 창업하게 된 배경
창업 계기는 베트남 여행이었다. 지난해 5월 편도 항공권만 끊고 하노이로 떠나 6개월 동안 호찌민, 방콕, 프놈펜, 발리 등을 여행하며 영어로만 소통했다. 이 과정에서 ChatGPT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번역과 문장 교정을 받았고,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 경험으로 키보드에 AI 기능을 결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프로토타입을 베트남 현지인에게 보여준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귀국 후 바로 법인을 설립하고 특허도 출원했다.
주요 비즈니스 영역과 경쟁력
플로트는 AI와 생산성 도구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캐릭터 AI를 특정 분야에 맞게 분양하는 방식을 핵심 모델로 둔다. 사용자가 전용 AI를 만들고 데이터를 입력하면, 이를 벡터화해 AI의 보조 기억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답변이 아닌, 특정 분야에 맞춘 깊이 있는 응답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법률 관련 질문에는 판례 중심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관련 판례를 인용하며, 정밀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는 LLM에 직접 학습시키지 않고 외부에 저장해 실시간으로 참조한다. 이를 통해 검색 기반 서비스가 가진 느린 속도나 부정확한 정보 의존 문제를 줄일 수 있다.
기업 고객에게는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문서나 보고서를 생성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각 기업에 맞는 일관된 결과를 제공할 수 있고, 로컬 LLM을 사용해 외부 플랫폼에 데이터가 노출되지 않아 보안 우려도 없다.
준비 중인 신사업이나 제품
현재 준비 중인 사업은 키보드 앱, RIDM AI, FLOAT:OS다. 키보드 앱은 6월 초 출시됐고, AI는 해커톤을 준비하며 고도화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AI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FLOAT:OS는 웹 기반 에이전트다. AI가 웹서비스의 코드를 읽고 사용법을 파악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어하거나 묶어 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웹에서 작동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현재 LLM은 인간의 데이터를 모방해 답을 내놓지만, 실제 판단이나 감정은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자컴퓨팅 시뮬레이션을 실험할 계획이다. 더 빠른 처리 속도뿐 아니라 감정의 예측 불가능성과 같은 특성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 고객층 및 고객관리 방법
현재는 기업 고객을 우선하고 있다. 개발자 출신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내가 기술적인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이다. 특별히 복잡한 개발이 없을 때는 요청이 들어오면 즉시 수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고객이 원하는 기능이나 변경 사항을 빠르게 반영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경영철학
NC소프트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며 대기업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정해진 방식에 맞춰 움직여야 했고, 효율성에 대한 기준이나 관점에도 차이가 있었다. 위키트리에서 일하면서는 정해진 시간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시간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더 본질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플로트는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한다. 출퇴근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이동에 하루 4시간 가까이 쓰기도 하고, 사람과 마주치며 생기는 피로까지 더하면 일과 생활 모두 비효율적이다. 출퇴근이 사라지면 수면 시간도 줄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그렇게 생긴 여유 시간은 자신에게 쓸 수 있고, 스스로 일할 때를 선택하면 효율도 크게 높아진다. 예전에도 빠르다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속도와 결과 모두 분명한 차이가 난다.
향후 계획
누구나 곁에 AI라는 조언자를 둘 수 있는 시대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도 빠르게 이해하고 시작할 수 있다. 사회의 인식 수준도 빠르게 올라갈 것이다. 다만 AI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 모두가 활용하는 것도 아니고, 능력 차이도 크다. 그래서 중요한 건 누구나 쉽게 접하고 자신에게 맞게 쓸 수 있는 AI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AI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도 쉬워졌고, 앱이 빠르게 쏟아지고 있다. 이미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앱 중심 경쟁은 곧 한계에 이른다고 본다. 그래서 플로트는 RIDM AI와 FLOAT:OS라는 큰 기반을 먼저 만들고 있다. 어느 정도 개발이 끝나면 하드웨어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특허를 낸 웨어러블 기기는 손끝에 실제 기계식 키를 넣는 방식이다. 햅틱 피드백으로 손끝에 키보드를 누르는 감각을 구현하려 한다. 키 이동이나 타건감 같은 느낌은 AI가 보완해 줄 수 있다. 실제 키보드와 가까운 공중 타이핑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지금은 이 모든 기술의 중심이 될 RIDM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