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압축기 전영곤 대표- 혁신적 기술과 책임감 있는 사후 관리로 식품 폐기물 처리의 새 지평 열다

윤택환 기자 승인 2024.06.10 14:27 | 최종 수정 2024.06.10 14:28 의견 0

전영곤 대표 - 사진제공 윤택환 기자

전국의 식품공장에서는 매일 막대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환경 문제와 자원 낭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기업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일압축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대용량 압축 기술을 개발,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했다. 대형기계를 제조하는 곳이라 거칠고 딱딱한 분위기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영곤 대표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유머로 유쾌하게 분위기를 이끌어 주었다.

전 대표는 먼저 한일압축기를 일구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며, 대학 때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회사에서 일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식품시장이 대형화되며 함께 늘어난 부산물 처리에 난항을 겪는 것을 보고 대형 과채류 압축기를 착안했다. "이미 비슷한 제품들이 나와 있었지만 성능이 떨어지거나 처리량이 너무 작았습니다. 그 점을 집중 공략하여 개발한 제품들로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죠."

전 대표는 과채류 압축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말 그대로 과일과 채소를 분쇄, 압축하여 부피와 무게를 10분의 1로 줄여 비용 절감 및 처리의 용이성을 크게 증진시킨 제품입니다. 각 업체의 규모에 맞게 시간당 1톤에서 3톤, 그 이상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각종 특허 및 디자인 인증을 취득하여 현재보다 더 높은 압축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한일압축기의 대표적인 고객사로는 국내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3대 식품 기업 모두가 포함된다. 전 대표는 "국내 단무지 3대 생산기업도 우리 압축기를 쓰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 점유율로 보면 전국 김치공장의 약 95%, 단무지와 치킨무 공장의 99% 이상이 우리 제품을 사용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수많은 고객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전 대표는 "타사 제품과 비교해 10% 미만의 뛰어난 압축율과 대용량 처리로 80% 이상의 비용이 절감됩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고객들의 수요에 따른 맞춤 제작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추, 무, 양상추 등 재료에 따라 필요한 기술이 다릅니다. 우리는 각각의 고객마다 최적화된 기계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유사품들은 따라 할 수 없는 우리만의 기술력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누구나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편의성과 튼튼한 내구성, 쇠붙이 같은 위험한 이물질이 들어가도 다시 배출되는 특허기술까지 적용시켜 안전성까지 잡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과채압축기 외 다른 제품들도 소개했다. "대용량 착즙기와 건조기, 미생물 발효기 등이 있습니다. 대용량 착즙기는 압축 기술을 응용해서 만든 것으로 시간당 과즙을 2~3톤씩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계입니다. 그동안 농장에서 다수의 노동자들과 해야 했던 일을 농장주 부부 둘이서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압축기와 마찬가지로 인건비와 생산 시간을 혁신적으로 절감해 수익을 극대화하도록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일압축기 - 사진제공 윤택환 기자

이어서 A/S에 대해 묻자 그는 전국 각 지역의 거점별 협력 서비스 파트너들과 계약하여 당일 방문 A/S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설립 이후 판매된 모든 모델의 부품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전에는 15년 전 딱 1대 팔린 기계의 부품까지 찾아 드린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닌 사후 관리까지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일압축기의 유튜브 채널이 무척 재미있었다는 기자의 소감에,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기계 분야는 올드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젊은 직원들로 이뤄져 있어 시대에 맞게 홈페이지, 유튜브, 블로그를 이용해 마케팅을 해보자고 전략을 짰습니다. 전화 상담으로 100마디 설명 드리는 것보다 한 편의 영상으로 우리를 알릴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선보일 기술이나 출시 예정인 제품에 대해 전 대표는 압축된 부산물의 활용 기술을 언급했다. "현재 우리 기계를 이용하면 폐기물이 10분의 1 정도로 압축됩니다. 그런데 그조차도 버리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것을 사료 등으로 활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과채 부산물이 약 35톤입니다. 폐기 비용만 해도 엄청납니다. 환경부와 서울시, 가락시장이 이것을 사료화하는 공동 프로젝트에 저희가 참여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미생물을 배양해서 이것을 사료나 비료화할 수 있는 연구에 초점을 맞춰 녹색 경영을 이루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 대표는 자신의 경영철학과 가치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리더로서 확고하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합니다. 20년 된 기업이지만 수직적인 조직문화보다 스타트업처럼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눕니다. 또 소수 의견을 적극 청취하여 제품에 힌트가 되는 아이디어들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원의 선순환도 좋지만 애초에 쓰레기를 적게 발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과 직원들을 포함한 이웃들에게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고 낭비하지 않는 문화를 전파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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