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에너지는 현재 대세가 된 리튬이차전지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체할 수 있는 소듐 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김흥익 대표는 30여 년 넘게 수많은 대기업에서 이차전지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경쟁력과 기술을 길러왔다.
차세대 소듐이온배터리 제품을 만들고 응용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고 창업과 동시에 엔켐, 건국대학교, 롯데인프라셀, 한국첨단제조기술연구원 등 국내 유수의 이차전지 관련 연구단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소듐 이차전지를 통해 에너지 전환 시대에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김흥익 대표를 만났다.
소다에너지 김흥익 대표. 소다에너지는 소듐 이차전지용 음극 소재와 셀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하드카본 소재와 전극·셀 제작 기술을 통해 에너지저장장치 중심의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소다에너지가 집중하고 있는 '소듐 이차전지'란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나트륨을 사용한 이차전지를 뜻한다. 소듐은 나트륨의 영어식 표현이다. 현재 국제 표준에서는 ‘소듐’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나트륨’이라는 단어가 익숙해 두 표현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 소듐 이차전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나트륨을 에너지 저장용 이차전지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소듐의 강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강점은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특정 지역에 매장량이 집중돼 있고, 그 양도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가격이 계속 오르고, 일부 국가에서는 리튬을 무기처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차전지의 사용이 더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전기차, 스마트폰, 로봇, 인공지능, 전력센터 등 이차전지가 필요한 분야는 끝이 없다. 그런데 정작 핵심 재료인 리튬을 구하지 못해 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대체제가 소듐이다. 소듐은 전 세계 해수나 광물에서 얻을 수 있어 공급이 안정적이다. 다만, 리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거워 활용 범위에 제약이 있지만, 기술개발로 단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소다에너지만의 핵심 기술력이 있다면.
우리는 소듐 이차전지의 핵심 음극 소재인 하드카본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차전지셀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리튬이차전지에서는 한계가 있었던 부분이지만, 소듐 이차전지에서는 하드카본을 활용할 수 있어 여러 방향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하드카본은 높은 온도에서 만들어야 해 에너지 소모가 많지만, 우리가 만드는 하드카본은 저온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그래서 범용성이 넓고 효율적이다. 여기에 질 높은 전극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도 갖추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저장장치 생산이 가능하다.
전극제조장비 모습. 전극제조장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극을 생산하는 공정에 투입되는 설비다. [사진=소다에너지]
전극제조장비. 혼합·도포·건조·압연·절단 등 세부 공정을 통해 전극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 배터리 성능과 생산 안정성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소다에너지]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교 시절 화학을 배우면서 화학이라는 학문에 흥미를 느꼈다. 화학을 좀 더 공부하고 싶어 화학공학을 선택했고, 대학에서 에너지 관련 과목을 들으면서 에너지공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졸업 후에는 에너지공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병역특례로 이차전지를 제조하는 중견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국내 최초로 전략용 잠수함에 들어가는 주추진(Propulsion)전지를 국산화하는 사업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후 국내 전지 관련 대기업에 다니며 쌓은 전지 관련 경력과 기술을 활용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소듐 이차전지라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소듐 이차전지는 친환경적이면서도 비용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다. 솔루션을 더 고도화시켜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소다에너지를 설립하게 되었다.
Q. 소다에너지가 강점을 보이는 전극이란 무엇인가? 더불어 이차전지 산업의 비전과 가능성이 있다면.
이차전지에서의 전극 즉 양전극과 음전극은 전류를 회로 내로 흘려보내거나 받아들여 전력을 저장 또는 방출하는 저장소를 뜻한다. 배터리에서 전력을 저장해두는 부분으로, 쉽게 말하면 전지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틀이나 뼈대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분리막, 전해액 등 여러 부품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전극의 역할은 최대화될 수 있다. 우리는 전극을 제작하는 많은 경험이 있다.
현재 이차전지는 성장 가능성과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산업 가운데 하나다. 대중들은 이차전지라고 하면 전기차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신재생에너지, 산업용 전원 시스템, 로봇과 AI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되는 게 이차전지다.
특히 탄소중립과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산업 전반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려면 결국 당장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나 낭비되는 에너지를 모아서 저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차전지가 핵심 역할을 하며, 에너지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해질수록 이 분야의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준비 중인 사업이나 제품이 있다면.
아직은 우리 기술이 시제품 단계라 상용화 단계까지 가려면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최소 2년 정도면 상용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소듐 이차전지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거워서 전기차 같은 첨단기기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소듐은 리튬보다 훨씬 저렴하고 범용성이 크다는 무시할 수 없다는 강점이 존재한다. 이 강점을 더 극대화하고 기술개발로 단점을 극복한다면 소듐 이차전지가 쓰일 수 있는 시장은 방대하다고 생각한다. 품질과 기능을 우선시하는 유럽, 미국 같은 시장과 달리 동남아나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은 합리적인 가격과 범용성이 훨씬 중요하다.
초기에는 이런 시장을 대상으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공급하고, 다음에는 리튬이차전지에도 떨어지지 않는 기술과 품질을 가진 대체 전지를 개발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 생각이다.
전극조립장비 모습. 제조된 전극을 배터리 셀 형태로 조합하는 공정에 사용된다. 권취·적층·정렬·압착을 통해 전극 배열 정확도를 확보하고, 셀 안전성과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사진=소다에너지]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본격적으로 창업하기 전에 뜻이 맞는 사람들과 오랜 시간 토론하며 준비를 가졌다. 그럼에도 창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 문제였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전극 사업과 소듐 이차전지의 부가가치가 높다고 확신했지만, 이 분야에 대한 이해가 없는 투자자들은 기술의 가치를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이차전지는 물론이고 전극 역시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기간을 감수하며 기다려 주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또 전극과 이차전지는 제작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많이 발생하는 산업이라 공장이 지방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충남TP배터리화학센터 전경. 충남 센터는 전극 공정 관련 기술을 연구·검증하는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공정 테스트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산업 협력과 기술 검중을 맡는다. [사진=소다에너지]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전극을 개발해 제공하는 사업으로 당장 수익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소듐 이차전지의 기술적 가능성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일이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한 이유도 그 목적 때문이다.
향후 2~3년 안에는 에너지저장장치용 셀을 상용화하고, 이후에는 전기차와 산업용 전원 등 다양한 응용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