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건강 쪽으로 더 기울었다. 면역을 챙기기 위해 평소에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찾아보는 이들이 늘었고, 가족의 몸 상태를 살피며 필요한 제품을 따로 고르는 이들도 늘었다.
평균 연령이 높아진 지금은 컨디션을 세심하게 살피거나, 피로를 챙기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취향과 필요를 반영한 건강식품을 찾는 움직임을 보인다. 자신에게 맞는 성분과 기능을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회사를 목표로 여러 건강기능식품 OEM·ODM을 진행해 온 예본바이오는 시장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황섬근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예본바이오 황섬근 대표. 예본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전 공정을 직접 운영한다. 빠른 생산 시스템과 사람이 우선이라는 가치로 자사 브랜드 성장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예본바이오]
예본바이오는 어떤 기업인가.
예본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OEM·ODM 전문 제조기업이다. 건강기능원료와 식품원료를 사용해 소분, 혼합, 타정, 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로 진행한다. 분말과 스틱, 제환, 하드캡슐 등제형 생산이 가능하며, PTP 포장도 적용한다. 지금까지 300여 종이 넘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왔다.
지난해에는 기업부설연구소 설립과 벤처기업 인증을 완료했고 GMP와 ISO 9001 인증도 받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안전하고 믿을 만한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캡슐충전기. 정량의 원료를 하드캡슐에 채워 넣는다. [사진=예본바이오]
열스틱기. 분말과 스틱 제품을 충진하고 밀봉하는 생산 설비. [사진=예본바이오]
다양한 제품군이 있는데, 그중에 효자상품이 있다면.
글루타치온 제품군이 우리에게는 가장 효자상품이다. 글루타치온은 글루탐산, 시스테인, 글리신 세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항산화 물질로 세포를 활성산소로부터 지키고, 면역력 증진과 간 기능 개선,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피부 미백 효과도 있어서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에게 꾸준한 수요가 있다.
뉴질랜드산 컬리케일 제품군은 글루타치온과 함께 우리 브랜드를 이끌어 주는 또 하나의 효자상품이다. 다양한 채소·과일·곡물에서 추출한 영양 성분과 식이섬유, 식물성 항산화 물질을 균형 있게 담아, 현대인의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부족해지기 쉬운 기초 영양을 보완해 준다.
특히 장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도와 활력 있는 컨디션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면역력과 체력 관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중장년층 고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다른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과 차별화되는 예본바이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납기일과 피드백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업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우리에게 OEM을 맡기는 기업들은 제품을 소량 생산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뒤 재고를 늘릴지 중단할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빠른 피드백이 중요하다.
협력사들이 농담처럼 제조업의 쿠팡이라고 부를 만큼 요청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생산 진행 속도, 납기 처리까지 속도가 빠르다. 여러 제품을 론칭한 경험이 많아 협력사에 새 제품을 제안하기도 한다. 모두 소통이 막힘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블콘믹서기 모습. 원료를 고르게 섞어 제형의 균일성을 유지한다. [사진=예본바이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는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했다. 그런데 평범한 직장인으로 모을 수 있는 재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일도 재미가 없었다. 앞이 뻔히 보이는 일을 계속하기는 싫어서 2010년대 초반에 사직서를 내고 나와 창업했다.
여러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떡집을 시작했다. 5년 동안 운영했고, 매장을 세 곳까지 늘릴 만큼 성과도 있었다. 문제는 워라밸이 없다는 점이었다. 떡집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해야 했고, 내가 직접 있는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의 수익 차이도 컸다. 이런 생활을 오래 이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떡집을 정리하고 식품 유통 일을 시작했다.
유통하다 보면 고객이 찾는 물건의 제조를 부탁받는 경우가 많은데 납기 일자를 맞춰 정량을 제공하는 제조기업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직접 만들어서 판매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원료를 소분 포장하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준비 중인 사업이나 제품이 있다면.
현재는 OEM 중심으로 협력사 의뢰를 받아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자사 브랜드 제품 개발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그동안 쌓인 데이터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건강식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대표 제품으로는 십자화과 추출물을 사용한 그린밸런스, 애플사이다비니거 성분을 넣은 비니그린, 성장기 영양 균형을 돕는 그로밀, 여성 갱년기 케어 제품인 벨라쥬, 지방 흡착·배출 기능을 위해 만든 알파CD, 블랙마카를 주원료로 한 블랙에너맥스가 있다. 한 알에 3.3mg의 멜라토닌을 담은 칼모라 출시도 앞두고 있다. 리바이탈이라는 자사 브랜드도 새롭게 선보여 판매 중이다.
수출과 대기업 OEM도 준비하고 있다. 해외, 특히 동남아에서는 K-문화 영향력이 강하다. 한국 제품에 신뢰가 있어 수출 과정이 비교적 순조롭다.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C-Suite Summit 국제 전시회에 참가하며 해외 시장으로 첫발을 내디뎠고, 제주온 대한뷰티산업진흥원과의 마케팅 협업을 통해 뷰티헬스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미백, 모공 관리, 항노화를 다루는 이너뷰티 제품 3종을 중국에, 피부 건강 제품을 필리핀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중소 규모 제품만 OEM 생산했지만, 새로 지어질 2공장에는 대형 자동화 설비를 다수 구축해 대기업의 대량 생산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사람이다. 떡집을 운영할 때도 느꼈던 점인데, 대표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한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아서 모든 일을 직접 챙길 수 없다. 그래서 직원을 믿고 함께 바라보는 비전을 공유하는 믿음이 필요하다.
우리가 만드는 식품도 그렇고, 기업도 결국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회사 이름에 예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사람을 예롭게, 본질을 지킨다’라는 뜻을 담았다. 고객관리 철학에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철학을 강조한다. 우리는 사람의 삶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람을 아끼는 마음이 바탕에 있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건강기능식품 업계의 트렌드와 전망에 대해 한마디.
코로나 팬데믹 시기, 많은 산업이 주춤했지만,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큰 호황을 맞이했다. 건강에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요가 커지면서 제조기업도 많이 생겨 경쟁이 치열해졌다. 예전에는 선진국에서 유행한 영양제나 소문이 난 제품이 많이 소비되었지만,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 상태에 신경을 쓰는 일이 많아지면서 나에게 맞는 영양제를 찾고 있다. 제조사들도 이런 니즈를 반영하며, 기능을 더 세분화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으며, 누구나 먹는 공통 제품이라기보다 개인별 필요에 맞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는 앞으로도 신뢰받는 기업이자 직원들이 오래 다닐 수 있는 지속가능한 회사를 목표로 계속 나아갈 생각이다. 올해 안에 꼭 전 직원과 함께 단체 여행을 떠나고 싶다. ‘일할 땐 진지하게, 놀 땐 열정적으로!’라는 예본바이오의 DNA를 지키며 오래 이어가고 싶다.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통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한국형 헬스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제대로 가겠다는 마음으로 소비자에게 믿음을 얻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제품을 넘어선 신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