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키즈(SKIE, Seattle Kids International Education)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에 있는 키즈어학원이다. 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미국에 온 듯 아이들이 모두 영어로 소통한다. 미국 도시 중 시애틀을 선택한 이유는 아마존,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그리고 세계를 향한 도전 정신으로 알려진 도시다. 이정윤 대표가 다산에 ‘작은 시애틀’을 만든 이유는 영어를 배우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 및 태도를 길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정윤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시애틀키즈 이정윤 대표. 그는 홈스쿨링으로 자녀 둘을 가르치다가 어린 시절 교육의 중요성을 느껴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에 키즈어학원 ‘시애틀키즈’를 설립했다. 현재는 아들 셋의 엄마로, 100% 영어 환경 속에서 영어 실력 향상은 물론 아이들이 행복하고 배움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시애틀키즈’를 소개해달라.
시애틀키즈는 유치부와 초등부 과정으로 운영되며, 하루 6시간 이상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한다. 모든 담임 교사는 미국 원어민이다. 수업은 문법이나 단어를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프로젝트, 발표, 창의 활동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프로그램에는 매달 정해진 테마로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테마 학습’이 있고, 계절마다 세계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 행사’가 있다. 할로윈,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같은 날에는 아이들이 각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한다. 그 나라로 가지 않고도, 언어 환경과 문화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영어에 몰입해 영어로 무언가를 해내는 환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히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아이 둘을 출산한 뒤 육아휴직을 하면서 집에서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휴직이 끝날 무렵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아이들을 계속 직접 가르쳤다. 그 시기에 어린 시절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아이들이 영어를 놀이처럼 즐길 때 몰입과 성취가 함께 일어난다는 걸 느꼈다. 이 경험이 시애틀키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작년에 셋째가 태어나 지금은 아들 셋을 키우고 있다.
어린 시절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린 시절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그 시기의 경험과 환경이 평생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자아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의 교육이 사고방식과 성격, 가치관의 기초가 된다. 나이가 들수록 자아가 굳어지고 고정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점수나 문법 위주의 기존 교육 방식에서 영어에 흥미를 잃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영어 실력 향상은 기본으로 하되,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배움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교육 철학의 배경이 궁금하다.
미국인 남편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남편과 그의 외국인 동료들을 보면 일을 정말 즐긴다. 회사에 가는 것을 즐거워하고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일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30년, 혹은 그 이상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즐기느냐, 억지로 하느냐가 인생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일을 행복하게 하듯, 학교에서도 공부를 행복하게 하는 태도를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교육이 먼저 바뀌어야 했다.
주 고객층은 어떻게 되나.
구리, 다산, 별내, 평내호평, 서울 강동구 등에 거주하며 유아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주 고객층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세 반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홉 반으로 늘었다. 현재는 모든 반이 가득 찰 만큼 많은 학부모가 자녀를 보내고 있다. 감사하게도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려 오는 분들도 있고, 형제나 자매를 함께 보내는 가정도 많다.
고객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학부모님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성과가 나지 않는 것처럼, 학교에서도 행복하지 않으면 성적이 오르기 어렵다. 학습 진도와 함께 아이의 행복까지 살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에게는 앞으로 12년의 학창 시절이 남아 있다. 그 시간 동안 영어를 싫어하지 않고,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일 ‘키즈노트’를 통해 수업 영상과 피드백을 공유하고, 학기마다 원어민 교사와의 개별 상담을 진행한다. 학부모 참여 행사도 꾸준히 열어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애틀키즈를 다니기 전과 후의 변화가 궁금하다.
보통 5세 기준으로 입학해 6개월 정도 지나면 영어로 간단한 의사 표현이 가능해진다. 6세가 되면 한 문장 정도의 영작을 시도하고, 7세가 되면 짧은 글을 쓸 수 있다. 물론 아이마다 속도는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 3년 차가 되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표현력이 쌓인다.
많은 학부모가 해외여행 중에 그 변화를 느낀다고 한다. 아이가 외국인에게 먼저 말을 걸고 친구를 사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한 페이지 정도 영어로 써 내려갈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아이들의 태도다. 소극적인 아이들도 점차 적극적으로 바뀐다. 수줍어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손을 들고 발표를 한다. 수업을 마치고 오면 신나 있고 숙제도 스스로 한다. 소풍 가기 전날처럼 스스로 가방과 준비물을 챙긴다. 학부모들은 공부에 흥미를 보이지 않던 아이가 이제는 자기 힘으로 학습하고, 친구 관계나 사회성도 한결 밝아졌다고 이야기한다.
시애틀키즈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시애틀키즈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교사다. 교사진이 오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늘 신경 쓰고 있다. 실제로 원어민 교사들의 재계약률이 높고, 개원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교사와 장기근속 중인 교사도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선생님이 자주 바뀌는 낯섦이나 불안함 없이 배울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커리큘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가장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교사다.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면 그 과목의 성적이 높아지는 것처럼,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에서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원어민 교사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을 꾸준히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킨다. 시애틀 출신 남편이 교육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며, 수업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이 차별점이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언어 기반 대안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대안학교는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향, 속도에 맞춘 교육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어로 생각하고 배우고 생활하듯이, 영어로도 자연스럽게 사고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자 한다.
지금의 세상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아이들이 영어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배우길 바란다.
무엇보다 내가 가르쳐 주고 싶은 건 배움의 즐거움이다. 한국의 입시와 경쟁 위주의 교육에서 아이들은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잃고 있다. 스스로 호기심을 느끼고, 질문하며, 배우고자 하는 사람, 배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