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와기술’은 국내에 OMR 카드 채점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고, 학교 성적처리 전산화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충근 대표가 설립했다. 이후 편의점 IoT 시스템을 활용한 정보관리시스템(POS)의 대중화를 이끌며, 운영 효율을 끌어올렸다. 5년 전부터는 공공부문 유지보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30여 년간 기업을 이끌어 온 이충근 대표는 지금도 현장을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그의 집무실 한쪽, 화이트보드에는 네 개의 단계별로 정리된 영업 타깃이 빼곡히 적혀 있다. 구조화된 사고와 체계적 관리가 그의 일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대표가 말하는 좋은 사업가의 자질은 그보다 더 본질적인 데 있었다.

“사업을 하려면 다정하고 꼼꼼해야 한다. 여행 일정을 짤 때 즐거워하고, 요리를 하면서 뒷정리까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충근 대표는 꼼꼼함은 곧 책임감이고, 그 책임감은 성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조직문화를 만들어 왔다. 정보와기술은 사람을 키우고, 그 사람이 기술을 움직이며 성장하는 ‘사람 중심 기술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충근 대표는 사람 중심 기술 경영을 실천하며, 엔젤 케어라는 고객관리 솔루션으로 문제 발생 전에 먼저 움직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지난해 인터뷰 후 어떤 반응과 변화가 있었나.

인터뷰 이후 따뜻한 피드백을 보내주셨다. ‘실제 경험이 담긴 진정성 있는 이야기였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라는 말을 들었다. 구성원들은 ‘우리 회사의 방향성과 문화가 잘 전달된 것 같아 자부심을 느꼈다’라고 전해왔다.

다양한 피드백 덕분에 책임의 무게를 느끼면서도 더 큰 동기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간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다. 조직이 일부 조정되었고, AI 기반의 서비스 자동화, 지속가능한 IT 운영 체계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주요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어떻게 확장해 나가고 있나.

정보와기술은 공공기관과 대형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IT 인프라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전국 단위 운영 체계를 바탕으로 법원과 검찰청 등 주요 공공기관은 물론 GS리테일, LF 등 유통 대기업의 전산 장비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왔다. 이 같은 토대에서 최근에는 AI 기반 자동 복구 시스템, 원격 진단 및 예측 유지보수, 무인 시험 감독 시스템 등을 개발·도입하며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AI 기반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 ‘엔젤케어’를 개발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파악하고, 자동으로 복구하는 서비스다. A/S와 전담 고객지원 인력 운영, 월간 보고서 제공, 정기 점검, 원격 진단 시스템 등을 통해 고객 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고객사별 담당 매니저 제도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신속히 반영하고, 고객 만족도 조사와 고객의 소리(VOC)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지속해서 보완해 나간다.

지난 인터뷰에서 ‘숯에서 다이아몬드로’라는 비유로 조직의 성장을 설명했다.

모든 사람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탄소’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숯과 다이아몬드는 모두 탄소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차이는 탄소가 조직된 방식에 있다. 차이는 원소의 조직 상태다. 그 탄소가 숯으로 남을지, 다이아몬드처럼 빛날지는 결국 조직이 어떤 환경을 만들고, 어떻게 함께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경영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일이다.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는 말보다 꾸준한 실천이 필요한 영역이며, 나 역시 아직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느낀다. 잠재력을 지닌 구성원이 제 자리에서 빛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 과정을 함께하며 우리 조직도 함께 성장하기 위해 고민과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사내 인재 육성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

사람이 성장해야 서비스도 달라진다고 믿는다. 자회사 ‘정보와기술서비스’를 통해 현장 인력이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구성원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서비스 품질로 이어지도록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사내에는 PM 과정이 마련돼 있다. 예를 들어 법무부나 국세청 등 공공사업을 수주하면, 그 사업을 전담해 관리할 프로젝트 매니저(PM)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사업 제안서 작성부터 발표까지 전 과정을 교육하며, 실제로 이 과정을 거치면 사람이 달라진다. 팀원들을 어떻게 이끌고 신뢰를 얻을지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설득하는 법과 솔선수범의 태도를 익히게 된다.

성과에 대한 보상은 가장 직접적인 동기 부여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PM 수당을 지급하고, 프로젝트 실적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경우는 추가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구성원이 자신의 노력과 결과에 대해 명확하게 보상받는 문화는 책임감을 높이고,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동기를 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충근 대표는 2016년에 이어 2022년에도 현장실습과 취업 지원으로 인재 육성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양미래대학교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기억에 남는 구성원이 있나.

숯에서 다이아몬드로 빛난 구성원이 있다. 처음에는 배낭을 메고 편의점 포스기 메모리 카드를 교체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다. 일하는 태도부터 남달랐다.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해냈고, 고객에게도 늘 정중하고 따뜻하게 대했다. 그 모습을 눈여겨본 끝에 결국 정식으로 함께하게 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했고, 좋은 인성과 실력이 어우러지면서 고객의 신뢰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나중에는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지금도 그 인재는 내게 깊이 남아 있는 좋은 기억이다. 그 친구를 보며 사람은 누구나 빛나는 가능성을 지녔고, 그것을 꺼내주는 조직문화와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공공기관 유지보수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다. 이전까지는 민간기업 중심의 사업을 해왔지만, 공공 분야 진출은 신뢰를 전제로 한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었다. 특히 법원 시스템 유지보수 첫 수주 당시, 우리 구성원들이 밤낮없이 준비한 끝에 제안 입찰에 성공했을 때 느꼈던 뿌듯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동안 해온 일도 사회의 안정과 편의를 뒷받침하는 책임이 있었지만, 그 책임이 더 뚜렷하게 느껴졌다. ‘우리 회사도 이제 사회 인프라 한 축을 맡았구나’ 하는 감격이 있었다. 그때의 감동은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남아 지금까지 회사를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정보와기술은 기존의 유지보수 중심 사업에서, AI 기반의 서비스 자동화, 지속 가능한 IT 운영 체계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최근 IT 유지보수 산업의 변화와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보나.

우리가 ‘엔젤케어’에 주력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제는 고장나면 고치는 시대가 아니라, 고장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IT 유지보수 산업은 기술 중심을 거쳐 서비스 중심으로,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예측형 관리 체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장비에 문제가 생긴 뒤 수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AI 예측 유지보수, 원격 자동 복구, 무인 모니터링 같은 시스템이 새 기준이 되고 있다.

고객사들도 유지보수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운영의 효율은 물론,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IT 파트너를 찾고 있다. 예측이 경쟁력이 되는 시장에서 엔젤케어는 우리가 준비해 온 하나의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사람과 기술이 나란히 걸어야 성장이 이뤄진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AI 기반 예측 유지보수, 무인화 시스템, 스마트 관제 플랫폼 같은 기술을 적극 도입해 IT 인프라의 지속가능성과 운영 효율을 올리려고 한다. 또한 사람 중심 조직문화를 강화하며,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보상·문화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이 모든 목표는 정보와기술이 추구하는 ‘천천천’ 비전의 과정이다. 1,000일 동안 꾸준히 기술과 조직을 다듬고, 1,00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인재 조직을 만들며, 이를 통해 1,000억 원 규모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사람과 기술이 함께 자라는 조직, 그것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정보와기술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