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이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김정현 원즈커피 대표는 그렇게 믿는다. 학창 시절, 우연히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내려준 한잔의 커피는 그의 인생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런 커피를 더 많은 사람에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커피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지금 스페셜티 커피를 기반으로 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란 생두의 품질과 재배, 유통, 로스팅, 추출까지 모든 과정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고품질 커피를 말한다. 김 대표는 로스팅과 원두 납품은 물론, 커피 교육과 창업 컨설팅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 무권리 점포 하나로 시작해 월 매출 4,000만 원을 기록했던 경험은, 그에게 실행력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줬다. 카페라는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커피를 통해 사람들의 성장을 돕고자 하는 그의 생각은 ‘원즈커피’라는 이름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정현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커피의 가치와 앞으로 그리고 있는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실험실을 연상케 하는 매장에서 커피를 추출 중인 김정현 대표. 고객에게 단순한 음료가 아닌, 한 잔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 원즈커피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진=윈즈커피]
간단한 자기소개 및 창업 동기
15년 동안 커피 업계에서 바리스타, 매장 운영자, 교육자 등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 왔다. 커피를 처음 마주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커피가 내 인생의 중심에 있었다. 처음 커피를 마셨던 그 감동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 나만의 브랜드를 세우기로 결심하였다.
6년간 한 매장에서 근무하며 커피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지만, 월급 200만 원에 머무는 현실적인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열심히 일해도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를 넘어서기 위해 지난 2020년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 속에 직접 매장을 열며, 실전 운영 노하우를 체득하였다.
원즈커피 이름의 의미
원즈(ONES)는 ‘One Nice Experience Self’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한 잔의 새로운 경험을 상징한다. 커피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고 있다.
주요 비즈니스 영역
원즈커피는 커피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매장 운영은 물론 스페셜티 원두 로스팅 및 B2B 납품 사업(ONES PARTNERS), 카페 창업 및 운영 컨설팅, 그리고 SNS 기반 콘텐츠 제작과 커뮤니티 운영까지 아우른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2만 3,000명, 유튜브 구독자 1만 2,600명을 확보함으로써 온라인에서도 활발히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바리스타 대회에서 김정현 대표가 사이폰 장비를 이용한 커피 추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윈즈커피]
원즈커피만의 차별점
좋은 커피를 제공하고,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기억에 남을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단골을 확보하고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매장 내 리필 서비스, 선결제 포인트 적립, 영수증 리뷰 참여 이벤트, 지역 기반 할인 프로모션, 첫 방문 고객을 위한 뽑기 이벤트 등 세심하게 설계한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매장에서의 경험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커피를 일반 컵이 아닌 비커에 담아 제공하는 것도 그렇다. 커피를 마시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준비 중인 신사업
현재 카페 창업 부스트 캠프, 카페 창업 성공 연구소 등 교육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운영 중이다. 온라인 강의, 구독형 전자책, 유튜브 채널 ‘카페창업, 커친놈’을 통해 실전형 창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카페 창업자들이 소자본으로도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돕는 원두 컨설팅과 구독형 교육 시스템을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경영철학
나는 눈앞의 매출에 집착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빠르게 가기보다는 바르게 가자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잘되는 사람이 되기보다,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철학을 늘 마음에 새긴다. 그래서 무엇보다 신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다. 나 하나의 성공이 아니라, 커피 업계 전체가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데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다.
김정현 대표가 바리스타 대회에서 심사위원단 앞에 서서 커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커피의 향미와 철학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며 전문 바리스타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윈즈커피]
창업한 후 가장 보람찼던 순간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떠올리면 안양 ‘관악별장’ 카페의 오픈을 도왔던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공간은 원래 관악별장 대표의 부모님이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지내던 별장이었다. 이 장소를 카페로 바꾸겠다는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확신이 없었다.
그때 나는 공간이 지닌 본질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부터 함께 고민했고, 카페로서의 방향성까지 고민하며 전략을 세웠다.
1년 가까운 준비 기간 동안 인테리어부터, 커피 원두 선정과 메뉴 구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세심하게 조율했다. 그렇게 오픈한 관악별장은 첫 달에만 약 3,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목표였던 1,000만 원을 훌쩍 넘긴 수치였다. 숫자도 반가웠지만, 무엇보다도 오랜 시간 함께 준비해 온 과정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가장 의미 있었다. 그 경험을 통해, 공간의 본질을 지키며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깊이 느꼈다.
향후 계획
원즈커피의 단기 목표는 매장 수익 안정화와 교육 플랫폼의 공식화다. 장기적으로는 구독형 온라인 콘텐츠를 확대하고 B2B 파트너 프로그램을 강화해 카페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프랜차이즈처럼 체계화된 창업 시스템을 개인 카페 운영자에게 제공하는 ‘원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인테리어, 매뉴얼, 물류, 마케팅, 운영관리 등 프랜차이즈가 가진 인프라를 개인 카페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통해 창업자의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 상생형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