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찰스 헐이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을 상용화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을 때, 공상과학 영화 속 장비를 상상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당시 3D 프린터는 주로 산업 분야에서만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가정에서도 취미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3D 프린터는 제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는 물론, 건축과 의료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음식 제조까지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3D 프린터의 무한한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이 분야에 뛰어든 이가 있다. 그는 특허와 제조를 넘어 유통과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주식회사 캐리마텍의 이광민 대표다. 그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기소개 및 창업 동기
캐리마텍의 전신인 ‘캐리마’에서 15년간 근무하며 영업 및 개발 총괄을 담당했다. 2000년에 설립된 주식회사 캐리마는 국내 최초로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디지털 광조형) 3D프린터를 국산화한 회사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속 적층이 가능한 산업용 3D프린터 X1과 자동화 대량 생산에 특화된 혁신적인 대형 산업용 3D프린터 DM400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사업 확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캐리마텍을 창업했다. 캐리마는 전문 제조 분야에 집중하며 사업을 운영해왔다면, 캐리마텍은 자동화 적층 시스템과 소재 개발, 이를 활용한 서비스 부품 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고도화하고 있다.
주요 비즈니스 영역
적층기술 기반의 맞춤형 부품 대량 생산시스템 공급 사업을 하고 있다. 치과 및 의료 시장에서 활용되는 맞춤형 부품 양산 시스템, 맞춤형 소비재(신발, 안경 등), 모빌리티 등 다품종-대량 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산업을 중심으로 시스템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캐리마텍의 경쟁력
그동안 광중합 적층 기술을 축적해 온 캐리마텍은 고속 적층이 가능한 산업용 3D프린터 X1과 자동화 대량 생산에 특화된 선도적인 산업용 3D프린터 DM400을 상용화하며,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캐리마텍의 3D프린팅 솔루션은 고강도, 고내열, 고물성 복합소재를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제조 산업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자동화된 후처리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 없이도 24시간 지속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캐리마텍의 양산 시스템을 도입한 한 기업은 기존에 수십 대의 3D프린터로 수행하던 작업을 몇 대의 3D프린터로 대체하여 인건비를 절감함과 동시에 생산성 향상과 품질관리에서 높은 만족도를 경험하고 있으며, 추가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품과 사업 방향성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3D프린팅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동차, 우주항공, 방위, 의료 산업에서는 출력물의 정밀도, 대면적 빌드 사이즈, 고성능 소재 등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존재한다. 이러한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캐리마텍은 대면적 및 고속 적층 기술이 반영된 장비와 고성능 소재를 계속해서 신제품화하며, 이를 통해 제작된 양산형 부품 또한 제품화하여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50만 개 이상의 투명교정기 제작용 몰드 양산 시스템은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로,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산업 분야로의 적용 및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안경, 신발 등을 다루는 고객사와 논의 중이며, 추후 모빌리티 시장으로의 사업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의 주요 타겟층과 고객관리
대면적 적층 기술과 고기능성 복합소재가 필요한 산업은 모빌리티 제조업체와 부품 공급업체, 경량화와 복잡한 형상의 부품 제작이 요구되는 산업, 내구성과 정밀도가 필수적인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 환자 맞춤형 치과용 부품 및 의료기기, 그리고 기존 제조 방법으로는 구현이 어려운 디자인과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소비재와 가전기기 산업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양산 시스템을 도입한 치과용 의료기기 솔루션 업체는 초기 시스템 설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었으나, 협소한 공간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여 전체적인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자동화 후처리 시스템의 도입으로 잦은 인력 교체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고, 최종 제작품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캐리마텍 고객관리의 최대 목표는 각 산업군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맞춤형 소재와 적층 기술을 제공하며, 고객 차원에서 문제 발생이 없는 시스템을 제안하는 것이다. 더불어 정기적인 피드백 수집을 통해 제품 개선과 새로운 기술 개발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기술 협력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는 B2B 사업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경로
캐리마텍의 제품은 주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고객은 캐리마텍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제품 정보 확인 및 문의가 가능하다. 제품 문의 페이지를 통해 상세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또한, 국내외 여러 대리점과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며, 대리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캐리마텍은 매년 마케팅 사업 및 영업 강화차원에서 국내외 전시회(EX. 두바이 치과 기자재 전시회(AEEDC), 독일 쾰른 치과 기자재 전시회(IDS), 독일 프랑크푸르트 3D프린팅 전시회(FORMNEXT))등 글로벌 특화 산업 전시회에 참가해 자사 제품과 기술을 소개한다. 행사에 방문하면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재, 부품, 장비의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생산 및 공급 효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산업현장
캐리마텍은 치과용 의료기기 제조 기업에 맞춤형 의료기기 대량생산을 위한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납품하며, 하루 약 3,000개의 치과 모델을 양산하고 있다. 이 양산 시스템을 도입한 고객사는 기존에 50여 대 이상의 3D프린터로 생산하던 부품을 4대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3배 이상 향상되었으며, 다수의 인원이 투입되던 생산 체계를 1인 관리로 전환하는 개선을 이뤘다(기존 5인 관리에서 1인 관리로 변화). 또한, 잦은 인력 교체로 인해 발생했던 제품 품질 저하 문제도 해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광산 산업 안전용품 및 중장비 유지보수 부품을 제조·공급하는 기업에는 초고속 X1 3D프린터를 납품해 1,000여 개의 브라켓 및 하우징 부품을 생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의 글로벌 덴탈 유통업체 H사에도 관련 시스템을 공급하며 수출 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일본과 국내 일부 제조 기업에 3D프린터를 납품하고 있으며, 현재 이 장비는 생산 툴링의 지그(zig) 부품, 대체 부품, 단종 부품, 금속 주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향후 계획과 목표
고객사들이 3D프린팅을 통해 맞춤형 부품을 양산하려면 대면적 적층환경과 출력속도, 응용과 생산효율성에 최적화된 자동화 솔루션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한다. 이를 위해 수년간 적층제조 생산성, 물성 개선, 공정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이러한 노력이 시장의 니즈와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캐리마텍은 맞춤형 다품종 대량생산 및 양산부품제작을 선도하는 자동화 적층 시스템 공급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과 투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더욱 고도화된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경영철학
시장에서 생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AI 도입과 함께 시장이 급변하는 현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통찰력, 행동력, 리더십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갈 수 있는 속도를 갖추는 것이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능력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내용
미국과 중국은 인력 부족 및 인건비 상승 등의 문제로 인해 로봇, 인공지능, 3D프린터 등 새로운 기술 발전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술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국가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제조업 역시 맞춤형 부품 양산 적층 시스템을 구축하여 미래의 변화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수요기업 및 다양한 요소 기술(어플리케이션 플랫폼, 소재, 설계 등)을 갖춘 중소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며, 이러한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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