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 한국 화장품 유통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주)퀸스인터네셔널’의 최윤민 대표를 만났다. 중국에서 10년간 거주한 중국통인 최 대표는,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 아내와 함께 중화권에 2,000개가 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유통하며 전 세계적인 K-뷰티 붐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최근,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오리지널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프롬비건` 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지누션 출신의 유명 랩퍼 ‘션’과 함께 여러 가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최윤민 대표. 의리와 상도를 무기로 불확실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온 그의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린 시절, 영웅본색 등 홍콩영화에 매료... 중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중국에서 만난 아내, 인생의 전환점
"어렸을 적 ‘영웅본색’ 같은 홍콩영화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홍콩영화의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에 빠져 자연스럽게 중국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홍콩영화 속 멋진 사나이들이 내뱉는 중국어는 어린 최 대표를 중국어의 길로 이끌어 주었다. 그는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졸업 후 중국으로 건너가 10년 동안 지내며, 직장 생활과 사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중국에서 생활하던 그는 어느 날, 운명처럼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다.
"아내는 당시 거래처 직원이었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정말 야무지게 잘하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있던 곳은 한국인이 거의 없는 곳이었는데, 아내와 그렇게 만나기 시작해, 점점 가까워지며 결혼까지 하게 됐습니다."
중국인 아내와의 결혼은 그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아이들의 육아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2019년 함께 퀸스인터네셔널을 설립해 중화권을 대상으로 화장품 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사업 초창기에는 자본도 사무실도 없어서 아내와 함께 남양주의 커피숍들을 돌며 일을 했습니다. 커피숍이 우리의 사무실 이었죠.(웃음) 아마 남양주의 웬만한 커피숍은 다 돌아다녔을 겁니다. 그렇게 아내와 노트북 하나 들고 다니며 현지 바이어들과 소통하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친구처럼 진심으로 대해...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 2,000개 이상 유통
최윤민 대표에게 퀸스인터네셔널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지 묻자 그는 "두터운 바이어층"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사업 초창기 처음 만난 해외바이어와 지금까지도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그의 소개로 더 많은 바이어들과 연결될 수 있었죠."
그는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이어진 바이어들과의 끈끈한 관계야말로, 자신들이 중화권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한가지 일화를 들려주었다.
"한 대만 바이어가 한국에서 9천만 원을 사기당한 후,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아내가 그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죠. 측은한 마음에 아무런 대가 없이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왔습니다. 결국 우리가 그 일을 해결해 주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을 함께 하며 그 바이어와의 관계가 무척 깊어졌습니다.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며 좋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바이어들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바로 직접 만나서 겪어보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일단 무조건 만나 봅니다. 만남이 모든 관계의 시작입니다."
이어 그는, "신뢰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쌓이는 겁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할 때는 불안할 수 있지만, 진심으로 대하고 꾸준히 소통하다 보면 신뢰는 쌓이기 마련이죠." 라며,
해외바이어들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함께 밥을 먹고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며 친구처럼 진심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관계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에서 출발한다는 그의 신념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이처럼 바이어 한 사람 한 사람을 친구처럼 진심으로 대하는 최 대표의 신념은, 퀸스인터네셔널을 중화권 시장의 한국 화장품 유통 대표 기업으로 이끌었다.
‘프롬비건’, 지속 가능한 미래 염원 담은 브랜드
제주 페퍼민트 추출 성분 등 성분부터 포장재까지 친환경 구현
최근 이들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비건과 친환경을 컨셉으로 한 오리지널 브랜드 ‘프롬비건(From Vegan)’을 론칭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유통을 오래 해보니, 유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꼭 만들고 싶었죠. 마침 회사안에 30년 경력의 화장품 브랜딩 전문가가 한 분 계셔서 오랜 바람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프롬비건은 제주 페퍼민트를 주요 성분으로 사용한 제품들로, 현재 토너패드, 선크림, 마스크팩 등 3종이 출시되어 있다. 민감한 피부에도 자극이 없고, 환경을 고려한 성분으로 만들어져, 친환경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토너패드는 각질 제거와 피지 조절을 위해 AHA, BHA, PHA, LHA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결을 매끄럽게 만들어주며, 선크림은 논나노 입자와 무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피부에 자극 없이 자외선을 차단합니다. 또한, 마스크팩은 나이아신아마이드 5%의 고농도 미백 성분을 포함해 피부 톤을 밝히고 색소 침착을 개선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합니다. 모든 제품은 친환경 소재로 포장되었으며, 국산 고급 포장재를 사용해 더욱 신뢰를 더했습니다."
한 번에 이어지는 최 대표의 설명에서, 프롬비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친환경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프롬비건은, 지난 8월에 열렸던 2024년 인터참 코리아 박람회에 참가해 인도와 중동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최 대표는,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도, 중동 지역의 바이어들이 우리 제품에 큰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디자인과 컨셉이 매우 만족스럽다는 평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글로벌 시장에 우리 제품을 소개할 계획입니다"라며, 대만과는 이미 총판 계약을 맺었으며, 미국에도 지사를 설립하고 아마존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오래전부터 사회공헌에 대한 깊은 관심...
래퍼 ‘션’과 함께 달린다
최윤민 대표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이러한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사업이 안정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래퍼 션(Sean)의 기부 활동에 깊은 감명을 받아 그와 함께 여러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션이 루게릭병 환우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승일재단의 활동에 동참했으며, 션이 주최하는 자선 달리기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지난 815 러닝에는 전 직원들과 함께 참여해 큰 의미를 더했다. 뿐만아니라, 연탄 봉사와 다른 기부 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사업에서 성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기부와 봉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글로벌 무역 꿈꾸는 후배들, 외국어의 중요성 강조하고파
SNS 통해 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 열려 있어
최윤민 대표는 한편, 글로벌 무역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외국어 능력, 특히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중국어는 능숙하지만 영어 실력이 부족한 점이 늘 아쉽다”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외국어 실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SNS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SNS는 전 세계와 소통 할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유명해지면 금세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시대입니다. 이를 통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뢰와 정직, 가장 중요해
바이어들과 서로 믿고 오랜 친구 같은 관계 만들어가야
마지막으로 그에게 경영 철학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천천히 답을 시작했다.
"앞서도 말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신뢰와 정직입니다. 모든 일을 할 때 정직하게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의리와 상도 같은 가치도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어들과 서로 믿고 오랜 친구 같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제 경영 철학입니다."
저작권자 ⓒ 기업경영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