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는 시대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기술이 극한으로 발전하게 되면, 그것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월펜 코리아의 지충근 대표는 그 질문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혁신적인 이동식 벽면 프린터 '월펜'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인테리어 업계에 강력한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변화하는 산업 속에서 한 젊은 리더가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냈고, 어떻게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했다. 시종일관 차분한 그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미래 인테리어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미리 엿볼 수 있었다.
인테리어 사업으로 승승장구, 코로나 잦아들며 매출 급감
1년간 적자 누적되는 위기 속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다
지충근 대표는 월펜 코리아를 창립하기 전, 인테리어 사업을 10년 넘게 해온 인테리어 전문가다. 그는 2012년, 유명 인테리어 기업 한샘의 주방 가구 시공으로 시작하여, 리바트와 LX 하우시스 같은 대기업들까지 거래를 확장하며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좋은 날도 잠시, 코로나 종식 후 급감한 내장재 수요로 인해 그의 사업은 큰 타격을 받는다. 매출이 전년 대비 30%로 곤두박질치며 1년 가까이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 속에, 지 대표는 타들어 가는 가슴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 고민 속에 보내던 어느 날,
지충근 대표는 운명처럼 유튜브에서 독일의 이동식 벽면 프린터인 ‘월펜’을 발견하게 된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월펜 발견, 성공 가능성 한눈에 알아봐
독일 본사와 어려운 협상 끝에 한국 독점 라이센스 따내
지 대표는 월펜을 처음 본 순간 “이걸 한국에 가져오면 꼭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월펜을 한국에 가져오기 위한 과정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독일 월펜 본사에 여러 번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은커녕 수신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15번째 메일을 보냈을 때, 그들이 메일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 후 독일 본사에서 메일을 열어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답장은 없었다. 이에 그는 오기로 더 많은 메일을 보내며 기어이 그들의 반응을 끌어낸다.
지 대표는 겨우 반응을 보인 독일 본사와 빠른 소통을 위해 메신저로 실시간 연락을 주고받으며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했다. 그는 한국 독점 라이센스를 얻고자 끊임없이 설득하며, 본사와 직접 만나기 위해 추석 연휴에 독일을 전격 방문한다. 그곳에서 자신이 한국에서 이 장비로 어떤 비전을 이루고 싶은지 열정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협상에 임했다. 처음 독일 본사는 "어떻게 당신을 믿고 라이센스를 줄 수 있겠냐"며 그를 못미더워 했다. 이에 지 대표는 "어떻게 하면 나를 믿을 수 있겠냐"고 되물으며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을 이끌어 갔다. 그러나 독일 측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고, 독일 측은 끊임없이 그에게 어떻게 신뢰할 수 있냐는 질문만 반복했다.
이에 지 대표는 그들에게 한국의 경제력과 인구수를 기반으로 조건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독일 측은 2024년까지 5대 판매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자 지 대표는 이를 넘어 “그럼 10대를 판매하겠다”며 강하게 나섰다. 그럼에도 독일 측은 여전히 그를 신뢰할 수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지 대표는 승부수를 던졌다.
"가능한 자금을 끌어모아 계약금으로 월펜 5대 값을 먼저 지불하고, 나머지는 장비가 판매되면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월펜의 한국 독점 라이센스를 성공리에 확보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드디어,
월펜의 놀라운 성능을 사람들 앞에 선보이게 된다.
월펜, 정교한 서양화뿐만 아니라 붓글씨와 단청까지 완벽하게 구현
처음엔 인테리어 벽화 수요만 예상했지만 훨씬 다양한 수요에 놀라
지 대표가 보여준 월펜의 시연 영상은 정말 놀라웠다. 월펜은 유명한 서양의 명화들을 거침없이 그려내는가 하면, 조선 명필의 기백이 그대로 느껴지는 붓글씨까지 완벽하게 구현 해냈다. 월펜이 지나간 하얀 벽면은 모두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변해 있었다. 놀란 마음에 지 대표에게 대체 월펜이 어디에 쓰이면 좋겠느냐는 바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는 우문현답을 들려주었다.
"월펜은 어디에나 쓸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은 강한 확신을 담고 있었다. 처음 월펜을 도입했을 때, 그는 주로 인테리어 벽화 시장에 쓰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과 만나며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수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붓글씨를 벽에 표현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을 때, 처음엔 가능할까 싶었죠. 하지만 월펜은 기존 방식으로는 어려운 작업을 간단하게 해냈습니다. 단청 같은 전통적이고 섬세한 작업도 월펜 하나로 가능해졌죠."
지 대표는 이처럼 월펜이 인테리어를 넘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월펜은 가능성을 보여줄 겁니다. 월펜은 어디든지 쓸 수 있습니다."
예술과 기술이 결합 된 월펜, 미술작가들이 더 놀라워해
월펜의 놀라운 기술력은 미술 작가들과의 협업으로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고마워! 나를 키운 꽃과 바람아!’라는 작품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이나진 작가가 우연히 월펜의 영상을 보고 큰 관심을 보이며 먼저 협업을 제안했고, 지 대표가 흔쾌히 수락하며 그녀의 개인 전시회에서 월펜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나진 작가와 월펜의 협업 퍼포먼스는 관객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를 본 다른 작가들의 문의가 쇄도하여 더 많은 작가들과의 교류가 시작되었습니다."
지 대표는 월펜을 단순한 기계가 아닌, 예술과 기술의 결합으로 보고 이것을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월펜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창의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더 많은 분야에 월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월펜의 놀라움 함께 전할 파트너들 만나고 파
월펜 코리아는 두 가지 주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하나는 단건 서비스로 고객이 요청하는 벽화나 프린팅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월펜 기계를 렌탈하여 대리점 형태로 사업을 운영할 파트너를 모집하는 것이다.
먼저 렌탈 사업자는 보증금 5천만 원에 매월 렌탈료 300만 원을 납입하는 조건이다. 계약은 2년 단위이며, 기간을 늘려 월 렌탈료를 250만 원으로 낮출 수 있다. 거기에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보증금을 대신할 수 있어 사업 접근성을 크게 낮췄다. 월 렌탈료 안에는 렌탈 파트너들을 위한 광고비가 적지 않게 포함되어, 온라인 등 여러 매체를 통한 홍보로 모객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지 대표는 "전국 권역별로 20개 렌탈 파트너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벌써 절반 정도 계약 체결을 이룬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6월 킨텍스에서 열린 K-PRINT 2024 박람회에서 월펜을 선보인 후 뜨거운 반응으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또 다른 서비스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벽화나 프린팅 작업을 하는 단건 서비스다. 1제곱미터당 30만 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으며, 기본 비용은 100만 원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작업 면적이 3제곱미터 이하인 경우에는 100만 원, 4제곱미터는 120만 원이 책정되는 방식이다. 작업 시간은 면적당 30분에서 40분 정도가 소요되며, 보통 월펜 설치부터 시작하여 반나절이면 멋진 벽화가 완성된다.
실내 프린팅 그림 수명 10년 이상, 중국産 아류작들과 비교해 성능 압도적
월펜의 실내 프린팅은 무려 10년이 넘는 그림 수명을 보장한다. 경쟁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기동성뿐만 아니라 쉬운 조작법, 우수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높은 정밀도와 품질까지 모든 면에서 너무 압도적이라 경쟁 제품이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다. 분사 즉시 경화되는 UV 잉크 기술 또한 중요한 차별화 요소이며, 냄새가 적은 친환경 비건 잉크를 소량만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지 대표는 월펜의 대표적인 도입사례로 청도에 위치한 운문사 역사문화관 벽면화와 LG생활건강 마곡 사이언스 센터에서의 LG의 역사를 담은 인쇄 작업을 꼽았다. 그는 "동양적인 정신세계부터 서양의 정밀한 예술감각까지 표현해내며 월펜의 성능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바닥과 천장 프린트 문의 많아 연구개발에 박차...
곡면 인쇄 가능하게 업그레이드 하여 창의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한 단계 도약 이룰 것
지충근 대표는 월펜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고객들이 바닥이나 천장에도 프린팅할 수 있느냐고 문의합니다. 그래서 이 가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은 현재 천장 프린터와 바닥 프린터 개발을 목표로 정부의 연구 과제를 신청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기존 월펜 장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곡면 인쇄가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작업도 계획 중이다. 이러한 기술은 월펜의 활용 범위를 한층 더 넓히고, 단순한 벽면 작업을 넘어서 더 복잡하고 창의적인 공간 디자인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팀원 모두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움직이는 것 가장 중요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품질과 서비스로 최고의 결과 만들어 낼 것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영상 하나로 독일까지 직접 날아갈 만큼, 지충근 대표는 뛰어난 추진력과 행동력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성격" 이라며 시원하게 웃어 보였다. 이처럼 패기 넘치는 그에게 월펜 코리아를 운영하는 철학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팀의 목표와 방향성을 하나로 설정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움직이는 것이 성과를 내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팀의 결속력을 높이고, 월펜 코리아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한, 지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며, 이러한 철학을 통해 월펜 코리아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품질과 서비스의 기준을 항상 고객의 기대를 넘는 수준으로 설정하여,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 다짐했다.
월펜 코리아는 단순한 프린트 기술을 넘어, 벽이라는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제시했다. 이들이 만들어 낼 무한한 가능성은 인테리어 시장을 넘어 훨씬 더 넓은 시장에서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다.
당신이 그려내고 싶은 모든것을 상상하라. 월펜이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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