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배송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있다. 그리디(GRIDY)의 김의호·강송규 공동대표는 자전거 기반 배송 서비스로 국내 물류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자전거 메신저 서비스를 한국 시장에 도입하며 과도한 탄소 배출, 소음 문제 등 기존 배송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배송을 단순한 물건 이동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문화로 재정의하고 메신저 교육에 중점을 두어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그리디는 2025년 7월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김의호 대표는 해외 자전거 메신저 경험을 바탕으로, 강송규 대표는 IT 창업 이력을 기반으로 자전거 기반 물류 서비스 '그리디'를 공동 창업했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간단한 자기소개와 창업 배경
김의호 대표 : 그리디는 자전거 기반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와 친환경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나는 해외에서 자전거 메신저로 일한 경험을 통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본을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자전거 메신저 문화를 접했으며, 이를 통해 자전거가 도시 물류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다는 점을 체감했다. 한국에는 아직 이러한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강송규 대표 :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제일기획에서 광고 디자이너로 일했고, 이후 IT업계에서 다섯 차례 창업했다. 두 번의 엑싯과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두 번째 창업이 실패한 뒤 심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 그때 자전거를 타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이후 2020년 자전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록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투자 환경이 악화하면서 수익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결국 자전거 메신저 서비스를 대안으로 삼게 되었다.
김의호 대표 : 자전거 메신저의 국내 도입을 계획하던 중 우연히 강송규 대표를 만나게 되었다. 각자가 고민하던 방향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자연스럽게 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자전거 메신저의 서비스 구조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강점이었고, 강 대표는 시스템 개발과 마케팅에서 강점을 보였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 시범 론칭을 시작으로 전국 확장 및 해외 수출을 목표로, 자전거 수송 비율 증가와 친환경 물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주요 비즈니스 영역과 경쟁력
그리디의 핵심 사업은 도심 내 자전거를 활용한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다. 자전거 메신저는 도심 지역에서 당일 혹은 긴급하게 전달해야 하는 문서나 소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배송한다. 그리디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가치 배송’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오토바이 배송 서비스는 신호 위반, 아파트 단지 내 소음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해 왔다. 그리디는 안전한 배송은 물론이고, 사람이 직접 움직이며 배송하는 데서 비롯되는 휴먼터치, 신뢰와 따뜻함을 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메신저에 대한 철저한 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배달 플랫폼이 법적 최소 기준에 해당하는 교육만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만, 우리는 메신저의 역할과 고객 응대 방식, 말투까지 포함한 서비스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활동량에 따라 등급을 상향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메신저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서비스 품질이 유지되고,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수준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 중인 신사업이나 제품
현재 모바일 앱 기반의 배송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용자들이 앱을 통해 간편하게 배송을 요청하면 자전거 메신저가 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단순 배송을 넘어 ‘단골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와 메신저 간의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고객사 브랜드와 그리디 브랜드를 융합해 배송을 마케팅하는 전략도 추진될 것이다.
배송이 환경에 기여한다는 점도 그리디의 중요한 가치다. 고객사는 자사 제품이 탄소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소비자가 이를 자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공유 시에는 ‘탄소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 포인트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과 연계돼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메신저에게도 추가 이윤이 돌아가는 구조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배송’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신저가 10건을 배송했다면, 1건은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 배달이나 방학 중 학생들을 위한 급식 배달 등 공익적 배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 고객층 및 고객관리 방법
주 고객은 도심 내에서 신속하고 친환경적인 배송을 원하는 개인과 기업이다. 특히 ESG 경영에 관심이 많은 기업이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전거 메신저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디는 도심 자전거 라스트마일 배송에 특화된 친환경 물류 플랫폼으로, 사람 중심의 서비스와 체계적인 메신저 교육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사진=기업경영인신문]
경영철학
지난 30년간 기술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그러나 혁신이 반드시 기술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편안함을 주는 것도 혁신의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술보다 감성이 중요한 서비스, 양적 성장보다 가치 중심의 성장을 지향하는 인간적인 배송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대부분의 생활이 디지털 화면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럴수록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서비스가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자전거 메신저가 땀을 흘리며 직접 물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 활력, 긍정적인 분위기야말로 그리디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이다. 우리는 배송 서비스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란다.
향후 계획
오는 7월, 서울 중심가에서 그리디의 서비스를 시범 론칭할 계획이며, 8월에는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물류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별 물류망을 전국 단위로 확장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물류 시스템까지 구축해 나갈 것이다. 특히 한국의 자전거 수송 분담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현재 국내 자전거 수송 분담률은 1.5% 수준으로, 전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그리디의 서비스를 통해 2030년까지 이를 3%대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5%, 일본의 17%와 비교하면 도전적인 수치지만, 지자체나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한국은 자전거 메신저 서비스 도입이 늦은 편이지만, 그만큼 그리디는 현실적이고 진화된 서비스를 만들었고, 이러한 시스템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 자전거 메신저 업체에 우리의 솔루션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