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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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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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 우연히 쇼윈도에 걸린 아름다운 옷을 넋 놓은 채 바라본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바깥에 서서 그저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에 우린 그 옷을 입고 어디를 갈지, 누구와 함께 할지를 상상해본다. 아름다운 옷은 그런 것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도 마치 눈앞에 일어난 것처럼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것이다. 이런 마법 같은 일을 상상이 아닌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높은 퀼리티는 물론 높은 완성도로 소비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매직을 선보인 더발론의 최이든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발론의 소개와 창업 동기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바이어MD와 디자이너로서 20년 넘게 패션계에 몸을 담았다.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나만의 스타일을 담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더발론을 설립해 운영해 나가고 있다. 더발론이라는 의미는 유일한 존재를 나타내는 영어 THE와 우아하게 높이 뛰어오르는 모습을 표현한 발레용어인 발론이라는 말을 합성한 말이다. 우아한 옷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은 마음에 더발론이라고 지었다.
주요 제품
모든 의류를 다루지만 그 중에서도 남성 수트와 남녀, 코트가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우아하게 떨어지는 여성드레스도 좋아해서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가볍고 얇은데 밀도 있는 원단과 캐시미어와 알파카를 쓴 원단 등을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단추같은 부자재도 우리만의 독특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
브랜드를 론칭한지 9년 정도 되었는데, 처음 우리 제품을 선보였을 때 해외에서 우리 디자인을 카피하여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우리 디자인이 예쁘니까 카피한 것 아니겠냐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그 후 소재 개발 및 원단 제조를 통해 더발론만의 독보적인 디자인과 생산을 하고 있다. 트위드, 방모 등 코트 원단을 직접 제작, 데님 후 가공하고 있으며 울과 폴리를 섞어 무겁게 나오는 원단을 대체할 캐시미어와 알파카를 써 상대적으로 가볍게 만들었다. 무거운 옷들은 고객들이 입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옷을 입은 고객들이 너무 가벼워 손이 자주 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고객층과 접할 수 있는 경로
공식몰(https://theballon.co.kr) 과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우리 옷을 만날 수 있고 해외 편집샵에서도 만날 수 있다. 20대부터 60대 이상의 폭넓은 연령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패션에 관심 있는 직업군과 전문직이 많다. 요즘 소비자들은 질 좋은 옷을 구매하는데 나이와 비용은 상관없다고 한다. 정말 맘에 든다면 주저 없이 구매한다.
K패션 브랜드로서 목표와 그에 따른 계획
한국 드라마와 K-POP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한국패션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 시부야 같은 패션 거리만 가도 눈에 띄게 한국 패션을 한 일본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분위기를 업고 일본에서 더발론의 2025년 S/S를 진행 준비중인데 90% 이상 준비가 되가고 있다.
그 외에도 현재 B2B로 중국 및 대만에 수출을 하고 있는데 브랜드를 직수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프랑스에서 더발론의 두 시즌을 진행했는데 호응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K패션에 대해 많이 반기고 있어 일본 등 해외 박람회에서 초청과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 이 기회를 발판삼아 더발론을 세계적으로 확장시킬 예정이다.
2025 s/s에 대해
스트레이트 핏보다는 오버핏이 좀 더 주를 이룰 것 같다. 단순 오버핏보다는 와이드에서 정돈되는 느낌이 대세가 될 것 같다. 물론 유행의 속도가 빠르기에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올 해는 스트릿 패션이 유행했어서 다음엔 좀 정적인 분위기로 옮겨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최근 소비성향이 20대부터 나이에 상관없이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가치 있고 좋은 옷을 사 입는 추세인 것 같다.
경영철학
내가 입을 수 없는 옷을 고객에게 팔 수 없다. 이것은 디자이너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다.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우리 브랜드의 평판이 좋은 이유는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본적인 생각이 옷에 잘 드러난 것 같고 그 의미를 알아주신 소비자들이 많이 입어주신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참 힘든 순간이 많아 포기하고 싶었지만 더발론을 지키고 패션과 직원들을 지켜야겠다는 사명을 갖고 지금까지 잘 버텨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굳건한 모습으로 더발론을 지켜나가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요즘 패션업계를 보면 많은 브랜드들이 생겼다 금방 없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디자이너로서 옷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만드는 사람이 많아 안타까운데 옷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K패션이 열풍인 요즘, 한국의 이름을 걸고 해외 진출을 하는데 위상이 깎이지 않게 옷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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