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업이 발전하며 세계 곳곳에 생겨난 콘크리트 도시들에 초록(草綠)이 절실하다. 초록은 눈과 영혼을 쉬게 하여 도시의 숨구멍이 되어준다. 건물에도 초록은 필요하다. 옥상정원은 건물의 배수 기능을 향상 시키고 에너지를 절감해 경제적 이득까지 가져다준다. 이처럼 옥상과 벽면 녹화는 기후 변화와 탄소 중립을 위한 중요한 해결책이 된다. 기후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오늘날, 초록의 가치를 비즈니스의 세계로 가져온 한국도시녹화 김철민 대표를 만나 보았다. 생태주의 시민운동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자신들이 만들어나가는 환경적인 가치에 대해 울림 있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제는 친환경 기업을 넘어 초록의 공간으로 진정한 ‘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젊은 시절 우연히 맡게 된 옥상 정원 조성 프로젝트, 녹색 창업의 길로 이끌어
20년 전, 한국도시녹화의 김철민 대표는 지금 널리 통용되는 ESG 경영의 한 축인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회색 도시를 초록으로 바꾸고자 나섰다. 시작은 이랬다. 그는 젊은 시절 보일러로 유명한 경동에서 근무했다. 그곳에서 맡게 된 본사 옥상정원 조성 프로젝트가 지금의 한국도시녹화 설립의 계기가 되었다.
“당시 상부의 지시로 본사 옥상에 정원을 조성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얼마 뒤 본사를 방문한 일본 바이어들이 제가 조성한 옥상정원을 보고 이렇게 좋은 쇼룸이 있는데 왜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녹화 사업이 활성화되어 있었던 거지요.”
얼마 후 떠난 일본 출장에서 김 대표는, 수많은 빌딩 옥상에 조성된 멋 드러진 정원을 보며, 일본 바이들이 말한 사업의 가능성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런 트렌드가 한국에서도 가능할 것이라 판단한 그는, 먼저 회사에 신사업 제안을 했다. 하지만 회사는 전문 분야와 동떨어진 아이템에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표했다.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판단을 믿고 회사를 떠나 사업가의 길을 택했다. 한국도시녹화의 시작이었다.
한국도시녹화의 경쟁력, 특수조경 분야 기술력과 친환경 제품들
한국도시녹화는 인공지반 녹화와 특수조경에 대한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조경설계부터 자재 납품, 시공, 유지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주요 제품으로는 경량 인공토양인 K-SOIL과 옥상 및 벽면 녹화를 위한 유니트박스가 있다. 이 제품들은 실내외 모두에 적용 가능하며, 특히 우리나라 옥상 구조에 적합한 경량 시스템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는 옥상 녹화 시 토심을 20cm 이내로 제한한다. 이들은 오랜 연구로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서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해 냈다.
한국도시녹화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경쟁력은 특수조경 분야에서의 기술력과 친환경적인 제품들 입니다. 특히,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를 재활용한 친환경 인공토양 K-SOIL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일반 토양보다 가벼워서 옥상 구조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유지 관리도 용이 합니다. 또한,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면서 녹화 사업에 필수 성능을 제공합니다.”
이 같은 한국도시녹화의 솔루션들은 기후 변화와 탄소 중립 시대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옥상녹화, 도시 열섬현상 완화로 경제적 효과 커
김철민 대표에게 옥상녹화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여름철 옥상 표면 온도를 약 20~4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연구 보고가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론토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화된 옥상의 표면 온도는 일반 콘크리트 옥상에 비해 약 30℃ 낮게 유지됩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온도 저감 효과는 도시 열섬현상 완화에 크게 기여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보고서에 따르면 옥상녹화는 주변 기온을 약 0.5~2.5℃까지 낮춰 도시 열섬효과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옥상녹화는 건물의 냉난방 에너지를 연간 약 10~30%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여름철에는 옥상 녹화가 단열 효과를 발휘해 냉방 에너지를 약 20~40% 줄이고, 겨울철에는 난방 에너지를 약 10~15% 절감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어서 김 대표에게 벽면녹화의 효과에 대해서도 물었다.
“벽면녹화 역시 대기 중의 유해물질을 흡수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합니다. 캐나다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약 1㎡의 벽면녹화가 연간 0.2~0.5kg의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벽면녹화는 연간 약 1㎡당 1~1.5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공기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합니다.”
도심 속 녹지를 통해 생태계 조성
이들은 이런 효과들과 더불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까지 제공하여 생물 다양성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 속에서 녹지를 통해 생물들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김 대표의 설명처럼 한국도시녹화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단순히 식물을 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멸종위기종이나 꿀벌 같은 생물들이 실제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들의 이같은 기술이 생태계의 복원과 생물 다양성 유지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유수의 대학들과 협력하여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만의 사계절 연출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옥상정원 자부심 느껴...아이들의
마음 어루만지는 구리시 삼육중학교와 광역 교섭 면접센터의 옥상정원 가장 자랑스러워
한국도시녹화의 대표적 도입 사례로 김 대표는 먼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꼽았다. 그는 "DDP의 옥상 조경은 둥글고 경사가 가파른 독특한 형태 때문에 매우 도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한국만의 사계절을 연출하기 위해 우리의 특허 제품인 유니트박스 시스템과 세덤을 활용해 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라며,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건강하게 유지되는 DDP 옥상 녹화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닌 구리시에 위치한 삼육중학교와 광역 교섭 면접센터의 옥상정원을 가장 자랑스러운 프로젝트로 꼽았다. 그는 “삼육중학교 옥상에 학생들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고, 그 후 학생들과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감사의 표창장을 받아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혼 조정 중인 부모와 자녀가 만나는 공간인 구리시 광역 교섭 면접센터는 부모와 자녀가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 옥상 정원이 그들의 소통에 도움을 주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선을 다해 설계 했습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 속에는 녹색 공간을 통해 사람을 어루만지고자 하는 그의 신념이 담겨 있었다.
기업 대표이기 전에 한 사람의 생태주의 시민운동가
김철민 대표는 한국도시녹화의 대표이기 전에 생태주의 시민운동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보호의 절실함이 이제 서야 대두되는 지금,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생태주의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환경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경동에서 옥상 녹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환경운동연합과 생협 운동 등 다양한 환경운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결국 한국도시녹화를 창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생태주의에 입각한 그의 철학은 한국도시녹화의 녹색경영 철학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도시녹화의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 자체가 환경 운동의 일환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기업이긴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환경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들이 번식할 수 있도록 생태계 구조를 지속적으로 조성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은 대단한 철학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계속 실천해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벽면 녹화 대여 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 준비 중
공간을 통해 진정한 ‘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김철민 대표는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 "벽면 녹화 대여 서비스와 온라인 쇼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스마트팜 솔루션도 곧 선보일 예정"이라며, "리사이클링 자재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녹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더 많은 도시와 건축물에서 실질적인 녹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하며 도시 환경 개선을 향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드러냈다.
한국도시녹화가 추구하는 미래의 핵심 가치는 “쉼”에 있다. 김 대표는 "단순히 친환경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진정한 휴식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벤치에 앉아 잠시 쉬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추구하며, 사람들이 스스로의 쉼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도시녹화는 교육과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해 녹지를 설계하고,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보호의 가치도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김철민 대표.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도시녹화는 환경을 보존하는 회사에 머무르지 않고,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키워나가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미소 속에는 녹색 도시를 향한 진심 어린 열정과 확신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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